이런저런 白林日記

어젯밤에는 눈이 내리더니 오늘 낮 기온은 장장 영하 6도이다. 백림에도 드디어 겨울이 왔다. 그간 이상난온~현상으로 편하게 지냈건만 2월이 다 되어서 우려하던대로 한파가 찾아온 것;; 내일은 오늘보다 더 춥고 모레는 내일보다 더 추워져서 토요일에는 영하 12도까지 떨어질 예정이다. 오우 노우~~!! 싫다싫어~♬꿈도사랑도~~♬♬ㅠㅁㅠ 서울에서 돌아와 한동안 백림 날씨가 따뜻해 아주 좋았는데 음...그래도 다행인 것은 100년 된 집의 50센티미터짜리 벽이 생각보다 단열효과가 있다는 것이다. 일본집의 얇은 벽에 다친 나의 마음은 "과연 온돌이 아니어도 겨울을 날 수 있을 것인가?"하고 걱정을 하였지만, 입식생활을 하는 한 굳이 바닥난방을 고집할 필요도 없다는 것이 요즘의 깨달음이다. 

현철의 노래가 떠오르긴 했어도, 오늘의 노래?는 현인의 신라의 달밤이다. 이 노래를 들으면 아사쿠사를 지나다 마주친 1920년대 트리뷰트(?)밴드가 생각난다. 콘트라베이스, 드럼, 보컬의 세 명으로 구성된 밴드였다. 연주도 좋았고 보컬의 목청;;도 아주 좋았었다. 청년들이 연주하던 곡들이 꽤나 유명한 노래들이었는지, 내 옆에서 듣고 있던 60살 넘은 아저씨는 "얏호~기다렸습니다!!"라며 이 노래에서 저 노래까지 신나게 따라부르고 있었다. 그 노래들이란 대체로 굽이굽이 부르기 어렵게 들렸으나, 다이쇼 문학청년을 코스프레한 청년의 카랑카랑한 목소리와 멋드러지게 어울렸다.

(방금 인터넷잡지사에서 사진을 찍어갔다;; 아마도 내가 이 층에 있는 유일한 동아시아계 손님이라서 그렇겠지만, 그래도 모르는 사람한테 사진을 찍히는 게 너무 부끄러워서 식은땀이 다 났다. 심지어 사진에 찍힌 내 얼굴이 너무나도 피곤해 보여서 다시 한 번 놀라고 말았으나...흐음;; 잘 웃지 못해서 왠지 미안하다. 청년, 미안하구랴)

옛날 노래를 듣고 있노라면 웬일인지 1920년대로 돌아가고 싶은 기분이 든다. 한국과 일본은 같은 나라였고, 세계는 유례없는 호황에 흥청였다. 갖가지 새로운 생각들이 꽃피고 사람들은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에 차 있었다. 운좋은 중간계층으로 태어났다면, 1920년대 쪽이 더 살기 좋았을 지도 모른다. 하지만 과거는 자꾸자꾸 멀어져만 갈 뿐. 새로운 생각들에 의해 만들어진 세계인 줄 알았던 것들이 의외로 옛날 모습 그대로이거나... 하기야 내 눈 앞에서도 1980년대, 1990년대, 2000년대가 지나간 옛날이 되었다. 심지어는 1980년대를 기억하지 못하는 친구들이 10대 후반-20대 초반이 되어 1980년대 풍 유행이 돌아오는 것까지 목격하게 되었으니, 과거를 그리워 할 필요 따위 뭐가 있으랴.

오후 4시반이 지났는데도 해가 지지 않는다. 동지로부터 한 달이나 시간이 지나 있음을 실감한다. 이렇게해서 춘분이 지나면 밤 10시가 되도록 대낮처럼 환한 여름이 오겠지. 낮과 밤의 차이가 극단적인 동네에 살다보니 춘분이나 추분이 일본의 국경일(?)인 이유랄까, 어째서 크리스마스가 동짓날을 즈음하여 만들어졌는지 실감할 수가 있다. 

노~래~~~르을~~~부울~러보~자♬
시이일라예. 밤. 노~래~~를~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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